비 오는 날, 큰 우산을 쓰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세찬 비가 쏟아져도, 큰 우산을 쓰면 든든하니까.
왠지, 내가 힘들어도 우산이 날 지켜줄 것만 같아서.
그래서 큰 우산을 좋아한다.
우산 들고 다니기 힘들다고 불평해도.
큰 우산을 들고 다녔다.
오늘도, 아니 어제도 비가 내렸다.
지하철을 내려 집에 걸어가려고 하니 비가 쏟아졌다.
우산을 펼쳐들고 길을 걸어갔다.
바람이 불었다.
휘청거리는 우산, 그리고 빗방울은 나에게 쏟아져들어오고.
서울이지만 제주도 같이 내리는 비에 놀라기도 했지만서도.
왠지 서글펐다.
빗방울에 내 옷은 젖어가고...
우산에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혀가고.
우산이 마치 그 같아서 든든했는데...
아무리 비가 와도 걱정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별안간 두려워졌다.
어느 순간, 그도 그렇게 될까봐.
기우인것일까?
난.. 그렇다.
한결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으로 남고싶어한다.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으로.
그리고 그 역시 나에게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으로 남아주길.
에픽하이의 노래 "우산"처럼.
내 머리위에 우산처럼. 날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
겉으론 강한척해도.
난 약한가보다.
어쩌면 이게 나인지도 모르겠다.
약한 존재.
내 스스로가 나에게 우산일 수는 없는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두시다.
다시금 상념에 젖는구나.
그리고 빗방울 소리 뚝뚝 들리고.
내 눈엔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은 내눈에 슬픈 비가 내리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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